지난 연말 시상식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히 뜨겁다. 가장 큰 논란의 대상은, 역시 MBC 〈연기대상〉이다. MBC는 대상을 공동 수여한 것은 물론이고, 부문별 시상에서도 지나치게 공동수상을 남발해 논란이 일었다. 특히 〈에덴의 동쪽〉에만 유독 집중된 시상이 비난을 샀다.
지난달 30일 〈연기대상〉에서 〈에덴의 동쪽〉은 총 15개 부문 가운데 10개 부문에서 상을 휩쓸었다. 수상자만 모두 14명이다. 특히 최고 영예인 대상을 송승헌과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명민이 공동 수상해 논란이 일었다. 이는 MBC 연기대상 23년 역사상 최초다.
문제는 송승헌이 대상감이냐, 아니냐가 아니다. 연기력으로만 따지자면 ‘강마에’ 김명민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겠지만, ‘대상’이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배우에게 돌아가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시청자들은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MBC는 전략적인 선택을 했어야 옳다. 시청률 등으로 MBC에 기여한 공을 높이 샀다면 송승헌의 손을 들어줬어야 했고, 그래도 연기력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면 송승헌에게는 최우수상을, 김명민에게 대상을 줬어도 나쁘지 않다.
반면 SBS는 상당히 전략적인 선택을 감행해 주목을 받았다. SBS의 경우 〈온에어〉, 〈일지매〉, 〈식객〉, 〈조강지처클럽〉 등 히트작이 즐비했던 만큼 수상 결과에 일찌감치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실망스럽게도 SBS 역시 공동수상의 연속이었다. 게다가 17개 부문의 총 47명(팀)의 수상자 가운데 무려 10명(팀)이 중복 수상하기도 했다.
그런데 SBS는 대상만큼은 의외의 선택을 했다. 문근영. 연기력을 떠나 그녀가 출연한 〈바람의 화원〉은 10% 중반에 그친 시청률로 SBS에 실망감을 안겨준 작품이다. 시청률 위주의 시상을 해온 SBS 〈연기대상〉의 전례를 보더라도 쉽게 이해하기 힘든 결과였다.
하지만 속내는 이해할만하다. 〈온에어〉의 김하늘과 송윤아 둘 중 누구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는 미안하고, 공동 대상을 주자니 MBC에 쏟아진 비난 여론이 의식됐을 것이다. 〈일지매〉의 이준기에게는 최우수연기상과 10대 스타상, 네티즌 최고 인기상을 몰아주는 것으로 대신했다. 유력한 대상 후보로 떠올랐던 〈조강지처클럽〉의 오현경의 경우, 드라마 방영 직전까지도 방송 복귀가 논란이 됐다는 점이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문근영의 경우는 연기도 훌륭했지만, 5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선행과 기부천사로 알려진 문근영의 깨끗한 이미지가 SBS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경영진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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