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04

두 마리 토끼

정일우, 이준기 넘고 ‘두 마리 토끼’ 잡을까?

<돌아온 일지매>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느낌 정일우, 시트콤에서의 ‘삐딱한’ 이미지 탈피 요구

MBC 수목드라마 <돌아온 일지매>의 잔잔한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고(故) 고우영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돌아온 일지매>는 현재 타방송사 수목드라마를 누르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드라마 몰입에 방해된다는 ‘책녀논란’, 어설픈 액션신이 난무한다는 비판이 있긴 하지만, 비교적 원작의 영상미를 훌륭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타이틀 롤을 맡은 정일우 또한 첫 드라마 주연이지만 기대 이상의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정일우는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보여준 ‘삐딱한 고교생’ 이미지를 탈피해야한다는 부담이 있었지만 ‘황인뢰표 일지매 캐릭터’를 무난하게 소화하고 있다.

사실 <돌아온 일지매>는 이미 지난해 SBS에서 방영된 이준기 주연의 <일지매>와 자연스럽게 비교 될 수밖에 없었다. 전작 일지매는 인기와 평가에서 모두 좋은 점수를 얻었고, 이준기 역시 훌륭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극찬을 이끌어냈다.

따라서 <돌아온 일지매> 제작진을 비롯해 주연배우 정일우는 큰 부담을 안고 촬영에 임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정일우의 일지매는 이준기가 표현했던 일지매에 못지않은 신선한 활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SBS <일지매>에서 이준기는 카리스마와 중후한 모습을 최대한 살려냈다.

영화 <왕의 남자>에서 메트로 섹슈얼을 대변하는 이미지로 일약 톱스타가 된 그는 일부러 이후 작품인 영화 <플라이 대디>와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 등에서 남성미가 폴폴 풍기는 작품들을 선택했고, 일지매도 그런 성격의 연장선상이었다.

결국 이준기는 이 드라마를 통해 그동안 갖고 있던 예쁜 남성상의 이미지를 털어버리고 연기자로서 한 단계 성숙할 수 있었다.

반면 정일우표 일지매는 지금까지 인간적이며, 이는 이준기표 일지매와는 사뭇 다르다.

아직 드라마는 초반이지만 정일우는 자신이 갖고 있는 연기자로서의 폭과 이미지 안에서 순하고 인간적인 카리스마를 표현하는데 애쓰고 있다. 아직 더 가야할 길이 멀지만 정일우의 일지매 또한 이준기표 일지매와 비교해 뒤떨어지는 부분이 없고, 색다른 형태의 매력적인 모습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정일우는 이번 <돌아온 일지매>가 향후 자신의 연기생활을 가늠할 터닝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정일우로서는 아직까지 다 벗지 못한 시트콤 이미지를 완벽하게 벗어던지고 진정한 연기자로 다시 태어날 계기가 필요하다.

몇몇 시청자들이 시청자 게시판에서 그의 연기가 불만족스럽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고쳐나가야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한다.

색다른 매력으로 새롭게 일지매를 표현하고 있는 정일우가 시청률과 연기력에 대한 호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이준기의 일지매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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